얼마 남지 않은 2021년.이대로 보내는 것은 섭섭하고 자신에게 몇가지 퀘스트를 내주셨다.12월의 첫 주말에 그것들의 1가지를 실행에 옮겼다.그것은 바로 자신만의 수제 바닐라 엑스 트랙 제작:)베이킹에 바닐라 엑스 트럭은 필수다.못 가도 큰일은 아니지만 넣으면 고상한 풍미가 더해서 넣지 않을 수 없다.특히 알의 비린내 같은 냄새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여러가지 갖추는 것이 좋다.그런데 이 바닐라 엑스 트럭은 기성품으로 살 경우 60ml당 13000-16000원 정도이다.양도 적고 가격도 만만찮다.그러다가 우연히 자주 봤어 유튜브에서 만든 바닐라 엑스 트럭을 이용하는 장면을 보고How to make homemade vanilla extract를 찾아 직접 만들어 쓴다.어느 분들은 한번 만들어 놓은 것을 천년 만년 쓸 수도 있다고 한다.필요한 재료도 쉽고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만들지 않는 이유가 없잖아요!준비물은 간단하다◡- 예쁘게 열 소독된 유리 용기-40도 이상의 램 또는 보드카(무색 무취)-신선하고 향긋한 바닐라 빈
집에 쓰고 남은 럼과 유리용기는 있어서 바닐라빈만 새로 구입했어. 술은 바닐라빈 향을 추출해 보관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되므로 굳이 비싼 것을 사지 않아도 된다. 용기를 따로 준비해서 소독하는 게 귀찮으면 그냥 술병에 바닐라빈을 넣어서 숙성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예쁜 병에 따로 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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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주류점에서 8천원 정도 주고 데려온 바통라이트 램. 버커딜럼과 코스트코 위스키도 많이 사용되는 것 같았다. 버커딜럼.. 너무 비싼거.. 바닐라빈이 이미 충분히 비싸서 술은 싼 걸 써주는 하하. 향이 없는 위스키나 럼을 주로 권하지만 사실 40도가 넘는 술이라면 취향에 따라 아무거나 써도 무방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보고 본인 취향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귀한 바닐라빈 바닐라빈은 바닐라베이비라는 스토어에서 구입했다. 가격도 적당하고 고를 수 있는 바닐라빈도 3종류나 있어서 좋았어. 마다가스카르와 타히티 품종 2종을 주문해봤다. 긴 바닐라빈이 마다가스카르산으로 낱개 포장된 떫은 아이에게 타히티! 두 제품 모두 25g이지만 마다가스카르는 6병, 타히티는 8병이다. 타히티가 조금 더 꽃향기가 난다고 하는데 맡아보니 묘하게 향이 다르다. 눈 감고 고르라면 모르겠지만 히… 둘 다 좋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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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랗게 말린 꼭지부분이 너무 귀여워..
이번 바닐라 익스트랙은 마다가스카르산으로 만들었다. 신선하고 고소해, 만족, 만족. 바닐라 줄기 바깥쪽을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고 수도꼭지만 살짝 잘라 넣는다. 바닐라 줄기를 반으로 잘라 넣거나 씨 부분을 긁어 담근다. 그런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진하게 나와서 자르지 말고 통째로 넣는 게 예뻐서 나는 병 크기에 맞게 길이만 반으로 잘라서 넣었다. 술과 바닐라빈의 비율은 만드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번 바닐라 엑스트랙은 100ml당 줄기 1개 반 정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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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나만의 바닐라 익스트랙! 만든 날짜를 적어서 호일에 쌓아 그늘에 잘 보관해두면 끝! 첫 달은 일주일에 한두 번 위아래로 병을 흔들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기다리다’. 적어도 6개월은 숙성시켜야 한다. 오래 둘수록 좋아. 향기의 농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짙어지고 깊어진다. 참지 못하고 3개월 만에 쓰기도 하지만(알코올 향이 바닐라 향보다 진하다) 1년 정도 지나면 확실히 풍미가 돋보인다. 좋아하는 유튜버는 바닐라 익스트랙 기성품을 하나 같이 넣으면 더 빨리 사용할 수 있다는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잘라낸 줄기 콩쥐로는 바닐라 설탕을 만들어준다. 버릴 부분이 하나도 없는 귀한 바닐라빈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킹 후 남은 바닐라 줄기 껍질도 바닐라 설탕통 안에 넣어둔다. 자세히 보면 꽉 찬 바닐라 씨앗도 보인다. 비싸고 소중해..
찢어진 라벨 속 글자 2020년 10월에 만든 바닐라 익스트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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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작년 10월에 보드카에 넣어서 만든 바닐라 익스트랙. 투명하던 술이 이렇게 진하고 깨끗한 갈색으로 변한다. 향은? 말해도 소용없어~! 최고임 대대로 물려받을 생각으로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는 햇메이드 바닐라 익스트랙.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완-성:) 미래의 나를 위한 선물.흐르는 시간은 언제나 아쉽다. 떠나는 시간을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를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지나간 나의 2021년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이랄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의 일부를 떼어 작은 이 유리병 속에 보관해 둔 것 같다. 오래 기억하고 기억해야지. 훗날 이 바닐라 익스트랙을 꺼냈을 때 오늘의 나를 기억해 줄 거지?https://www.youtube.com/shorts/T9PFOfLxNBc